2005. 7. 11. 월요일
***알프스최고봉 몽블랑 편...***
베르동의 물줄기가 모여만들어진 호숫가의 아침은
예삿곳보다 더욱 상쾌한 기분이다.
아마 어제본 베르동계곡의 감흥이 더욱
그러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것같다.
어제 예상외로 베르동계곡을 찾아서 남쪽으로 많이내려왔다.
우리의 예정코스는 몽블랑으로가서 스위스 인터라켄 융프라우요흐,
루체른 그리고 이태리로 넘어가는것으로 되어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태리로 넘어가면 아주가깝다.
바로 해변을따라 모나코와 제노바를거쳐 피사로가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또 여기서 내마음을 망서려지게한다.
기왕에 남쪽으로 많이 내려왔으니 바로 이태리로 갈까...
바로 이태리로가면 길은 엄청나게 단축이된다.
그러나 기대했던 몽블랑을 보기는 어려워진다.
몽블랑을 포기하고 이태리로 갈것인가....
아니면 길을 많이 둘러서라도 몽블랑으로 갈것인가...
결론은 길을 많이두르더라도 몽블랑으로 가기로했다 .
우리의 여행주류는 유럽의자연이다.
유적이나 도시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유럽의 장엄하고 아름다운 자연속에 묻혀보고싶은게
우리여행의 바램이었다고나할까.....
우리는 미련없이 몽블랑으로 향했다.
프랑스 알프스산맥의 샤모니까지 가야한다.
여기서 샤모니까지는 엄청나게 멀다.
고속도로로 달렸다. 한참을 달려오니
어제 우리가 베르동을 찾아 헤매던곳도지난다.
무엇이든지 알고나면 그렇게 쉬운것을....
나의여행중에 아쉬운점은 그날그날의 주행거리를
전혀 기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니 경험부족이요 실수다.
그래서 그날의 총 주행거리와, 출발지와
도착지간의 거리를 잘 모르겠다.
꼭 알고싶은 사람은 지도를보고 예측하기 바랄뿐이다.
오후늦게 프랑스 알프스산맥에 도착하여
몽블랑 아래의 도시인 샤모니로 가는길에
저멀리 몽블랑의 아름다운 만년설이 보인다.
여름에 하얀눈을 바라본다는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멀리 몽블랑의 아름다운 만년설이 보인다..***
샤모니에 도착하니 오후6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몽블랑은 내일 오르기로 하고 주변에서 캠핑을 했다.
캠핑장 시설이 좋지않았다.
전압도 약해서 핫플레이트 사용도할수가 없어서
버너로 밥을해먹고,겨우 전등불정도만 켤수가 있었다.
2005. 7. 12. 화요일
알프스 산맥이라서 그런지 밤에는 추웠다.
아침에 일어나니 알프스의 만년설이 더욱 빛을발한다.
아침 햇빛을 받아 더욱 반짝이며 아름답다.
서둘러 케이불카 타는곳으로 갔다.
몽블랑도 오르는 거리에따라 케이불카 요금이
몇종류로 구분되어 있었다.
이런경우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우리같은 사람은
난감한 경우가 많다. 과연 어디까지가야
아쉽지않게 볼만큼 보는지 알수가없다.
우리는 케이불카를 세번 갈아타고 가는
중간 코스를택했다. 이것만해도 고도로써는
3,800고지로 최고로 오를수있는것이다.
최고 먼코스로 가는것은 산너머로 갔다오는것이다.
높이는 중간코스와 같았다.
일인당 거금 52유로씩을내고 케이불카에 올랐다.
처음올라가는 케이불카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탈수있는
평범하게 산꼭대기로 오르는것이었다.
그곳에서 다시 케이불카를 갈아타고 또 오른다.
***몽블랑의 2번째 케이불카 갈아타는곳에서.***
두번째 케이불카는 달랐다.
얼마쯤 케이불카 형태로 가더니만
갑자기 엘리베이타같이 수직으로 오른다.
산의 절벽을 따라 수직으로 오르는것이다.
한참을 올라가니 알프스최고봉 몽블랑 4,807m 의 고지
중에 케이불카로 오를수있는3,842 고지에 다달았다.
***몰블랑의 3,842고지.***
하얀 알프스의 만년설이 눈앞에 펼쳐져있다.
계절이 여름이니만큼 눈을보는 감회가 새롭다.
산등성이로 쌓여있는 만년설의 설경은
어찌 말로써 표현할수가 있으랴.....
***여름의 몽블랑의 만년설.***
***아름다운 몽블랑의 만년설.***
***몽블랑의 만년설.***
우리는 3,800 고지에서 사진도찍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름에 눈덮힌산을 바라보는것은 형용하기 어려운 감회다.
가끔 단체여행을 온 한국사람들도 보였다.
역시 이역만리에서 만나는 우리민족이 반가웠다.
반갑게 인사를나누고, 우리는둘이서 유럽을
헤매고 다닌다고 하니 모두들 놀라는 표정으로 대단하단다.
아마도 늙은이로 보여서 일 것이다.
한번더 케이불카를타고 가야한다.
얼음동굴을 지나 케이불카 타는곳으로 갔다.
***고산증이 시작될즈음..***
그런데 나에게 문제가 생겼다.
고산증세가 온것이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산증세...
말로만 들어오던 고산증이 나에게온것이다.
어지러워서 가만히 서있을수도 없다.
앉아도 어지럽고 서있어도 어지럽고.....
정말 죽을맛이다. 세상에 이런일이.....
나는 꼼작을 못하고 주저앉았다.
메고있던 베낭도 벗어버리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을수밖에 없었다.
정신이 몽롱하고 속이 매시꺼우며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정말 다시는 격고싶지않은 증세였다.
그 와중에도 남은 한코스가 궁금하기도 하고
이미 지불한 돈도 아깝고하여,
마누라혼자서 카메라를메고 갔다오라고했다.
나는 꼼작을 할수가 없으니 나중에 사진이라도
볼려면 그방법 밖에는 다른방법이 없었다.
세번째 케이불카는 3개가 한꺼번에 달려서
10여분만에 한번씩 왔다 갔다하는것같다.
갔다오는데 30 여분이면 충분할것같았다.
***세번째 케이불카.***
그런데 30분은 커녕 한시간을 기다려도
마누라는 오지 않는다. 정말 죽을 지경이다.
케이불카가 도착하여 사람들이 내릴때마다
눈을꼽고 봐도 내리지를않는다.
꼼작을 못하고 한쪽구석에 쭈거리고 앉아있으니
케이불카를 타려고 가는외국인이 나의 모습이
처량했는지 아이를시켜 사탕과 설탕을 보낸다.
사탕을 한개 먹고나니 조금은 덜한것 같았다.
케이불카를 운영하는 종업원도 내가 고산증세에
시달리는것을 알고 침대에 눕겠느냐고 묻는다.
아마 주변의 방에 침대가 있었는가 보다.
그러나 내가 침대에 누워 있으면 마누라와
길이 엇갈릴수도 있으니 그럴수도 없었다.
이럴때를두고 하는말이 일각이 여삼추라고 했던가.
정말 내가 살아서 돌아갈수가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의식조차 몽롱해 지는듯했다.
혹시 마누라도 나처럼 그곳에내려서 고산증세로
꼼작을 못해서 못오는가 하는 걱정도된다.
말도통하지 않는 이역만리에서 둘다 비실거리면 큰일이다.
나는 정신을 차리려고 일어서보니 어지러워 일어설수가없다.
2시간이 지나 내가 파김치가 다 되었을때야 마누라가 왔다.
나는 3개달린 케이불카 두개가 서로 왔다갔다 하는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3개달린 케이불카가 여러개 달려서 아주 먼거리를
갔다 오는것이었다. 그리고 도중에 아름다운곳에서는
정지하여 사진촬영과 구경을 하도록 하여 시간이
그렇게 많이걸렸던 것이란다.
금방 갔다 올줄알고 탔던 마누라도 나름대로 내가 걱정이 되어
마음을 무척조려 구경이고 뭐고 눈에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갈망했던 몽블랑이 나를 이렇게 골탕을 먹이다니....
약간씩 이상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듯했으나,
유독 나만이 심한증상을 느끼는것 같았다.
마누라가 나를부축하여 내려가는 케이불카를타고
한단계를 내려오니 훨씬 덜했다.
또 케이불카를 갈아타고 내려오니 거짓말같이
고산증세가 사라지고 어지러움이 없었다.
***케이불카에서 바라본 샤모니 시내.***
이번 경험으로 고산증세가 그렇게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수가 있었다.
다시는 경험하고싶지않은 고통이었다.
몽블랑에서 내려와 점심을 먹고 스위스 루체른으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가는데, 고산증에 시달려
체력이 엄청나게 소모 되었는가보다.
운전이 몹시 힘들고 피로하다.
그저 잠을자고싶은 생각뿐이다.
그러나 계획이 몽블랑에서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이동하는것으로 되어있어 중간에서 잠을잘만한
정보가 없었다. 어디에 캠핑장이 있는지.....
한참을 달려오니 스위스 국경이나왔다.
우리는 국경에서 스위스 고속도로 통행권도 사고
약간의 돈도 환전을 하였다.
또 얼마를달리니 제네바를지나고 있다.
나는 피로에지쳐 그저 로봇처럼 운전을 하고있다.
아무것도 의욕이 없어진체로 달리고 있을뿐이다.
몽블랑에서 넋이나간것 같았다.
제네바를 조금 지나서부터 계속 호수가를달린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스위스는 거의 호수로 이루어진 나라였다.
도저히 인터라켄까지는 피곤해서 못갈것같아
우리의 경험상 호숫가에는 캠핑장이 있다고
생각하고 호숫가로 차를 몰았다.
역시 캠핑장을 안내하는 표시판이 나왔다.
피로에지쳐있는 나는 반가운 마음으로 안내표시를따라
호숫가에 위치한 캠핑장으로갔다.
호수라기 보다는 바다같은 분위기이다.
수영을 하는사람, 요트를 타는사람 등등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복잡하게 붐빈다.
캠핑장이 무슨 돋대기시장 같다고나할까.....
우리의 정서에는 도저히 맞지않는다.
그래도 주변에는 다른캠핑장이 없으며
피로에 치쳐있는 상태라서 여기서 캠핑을
하기로 하고 리셉션에가서 체크 인을 하려는데
텐트를 칠 자리가 없단다.
우리더러 찾아보고 자리가 있으면 그곳에 텐트를치란다.
우리는 캠핑장을 이리저리 돌아봐도
텐트를 칠만한 자리가 거의 없었다.
하는수 없어 다른사람의 텐트옆에 양해를구하고
겨우 자리하나를 만들어놓고 리셥션으로갔다.
리셉션의 아가씨가 담배를 꼬나물고서 하는말이
하루에 50스위스프랑이란다.
스위스물가가 과연 비싸기는 비싼가보다.
우리는 이래저래 마음에 안들어서
차안에서 자는한이있더라도 되돌아 나오고야 말았다.
이젠정말 차안에서 자야할 형편이다.
몸이 피곤하여 캠핑장을 더 찾아다닐 여력도없다.
어떻게 해야할지 한참을 망서리다가
차에서 자는것보다는 거리가 좀 멀지만
인터라켄까지 가는것이 나을것 같았다.
인터라켄에는 캠핑장이 많이 있으니까..
피로한 몸으로 겨우 인터라켄까지 달려서
별4개짜리의 아주깨끗하고 친절한 캠핑장에서
편하게 잠을 잘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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