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구시렁

가슴에 심은 꽃

몽블랑무지개 2015. 1. 4. 10:57
 
가슴에 심은 꽃
 
2014년 마지막 보내는 날,
오늘도 옆지기의 항암 치료를 마치고
피곤한 몸으로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 선친께서 나타나셨다.
 
돌아 가신 후 가끔 꿈속에 나타나셨지만
생전에 부자간에 사사건건 의견 대립이 심해
나에게는 항상 아버님이 원망의 대상이었던 터라
꿈속에서도 생전의 그대로 부자 간에는 어색하고
父子有親 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로 나타 나시곤 했다.
 
이번에도 역시 부자유친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평소처럼 농사일을 위해 들에 나가셨다 들어 오시는
아버님의 손에 이름모를 아름다운 꽃이 핀
작은 꽃나무 몇 그루가 들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 꽃나무를 심으라면서 내게 주시는 것이다.
 
 항상 그랬듯이 아버님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찬 터라
나는 오늘도 못마땅해서 투덜거겼다....
갑자기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하실까..... 투덜~  투덜~~
그까짓 꽃은 심어서 뭘 한다고 ~~ 투덜~~투덜 ~~
꽃을 심을데가 어디 있다고 ~~  투덜~투덜 ~~
 
아버님의 성품으로 보아 꽃나무를 가지고 오시는 것은
나로서는 상상이 가지 않는 기이한 일이었다
그렇게 투덜거리는 불만을  한참 늘어 놓다가 잠을 깼다.
 
나는 잠에서 깨어 한참동안 그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멍 하니 생각에 잠겼지만, 도저이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왜 이렇게 어울리지 않는 상황으로 나타 나셨을까...
아버님의 성품으로 볼때 꽃을 심으라는 것은
너무나도 뜻 밖의 일이라 아무리 생각 해도
해몽이 되지 않는 수수께기다.
 
나는 생각하고, ~~~~ 또 생각하고 ~~~~
깊은 시름에 잠긴 나의 뇌리에 번쩍 하고 번개가 지나간다.
어떤 야릇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아 !!!!!
아버님이 이 아름다운 꽃나무를 내게 심으라는 것은
나의 마음속에 ,...  가슴속에 심어라는 뜻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못난 자식을 걱정 하시어, 天上의 꽃을 가슴에 심어서
잘 가꾸면서 그 아름다운 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은 여생을 살아라는  啓示로 구나 하고 느꼈다.
 
나는 꿈속에서 본  그 아름다운 꽃나무들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내 가슴속 깊숙히 심었다.
거름주고 물을 주어 정성껏 가꾸면서
아프고 울고 싶은 괴로움이 올때마다
가슴에 심은 아름다운 꽃나무를 생각하며
여유있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남은 여생을
살아 가리라 다짐 해 본다.
 
잠간이라도 마음이 괴롭고 흔들릴때
내 가슴에 깊이 심어 놓은 꽃나무들을
아름답게 가꾸리라는 생각을 하면
괴로운 마음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 해 지곤 하는 느낌이든다.
 
그래 !!!    이렇게 살아가자 ~~~
가슴속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2015년을 활 ~짝  밝게 살아 가리라
다짐 해 본다.
 
오늘 따라 선친이 그립고 보고싶어 지는구나.
아버님, 보고싶습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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