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렁 구시렁

병실의 침묵

몽블랑무지개 2014. 8. 11. 07:21


병실의 침묵 / 이영환
말이 없다 
그래도 말이 없다
다리에서부터 온몸으로
다 빠져버린 육신의 안간힘도
말을 만들 수가 없는가 보다
그래도 여섯 명인데
말이 없다
그래도 말이 없다
수많은 세파에 찌들려온 육신들이
막바지에 육 인실이라는 병실에 담겨
말을 만들 수가 없는가 보다
그래도 여섯 명인데
말이 없다
그래도 말이 없다
혹시나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끝이 지금인가
미련을 담은 두려움이
말을 만들 수가 없는가 보다
그래도 여섯 명인데
TV에선 전국 노래자랑의 흥겨운 가락이
이곳과는 먼 나라 얘기처럼 춤을 추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