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06

단풍잎

江湖 / 이영환 앞산 붉은 단풍잎수줍어 더 빨개진 잎새산들 바람에 살랑인다. 노란 자태 뽐내는뒷산 은행잎도가을의 풍요로움에흐뭇한 미소로 화답하네. 그 아름다움도세월 흐르면나무들이 살짝 밀어낼 텐데. 낙엽이 되면 어떠하리따듯한 봄에 움 틔웠고싱그러운 여름에 젊음을 발산했는데. 마지막 석양빛 같은 고운 빛깔로 축복받으며 떨어지는 것을. 땅에 뒹굴다 밟히면 어떠랴내 할 일 다하고내년에 새싹 밑거름 되려고 가는 것을.

입추

江湖 / 이영환 하늘색은 가을인데더위에 지친 뭉게구름파란 하늘 머리에 이고갈 곳 몰라 방황하네 솔솔 부는 남서풍에후텁지근 한 찜통 바람짓궂은 어떤 이가봉평에다 옮겨놨네 어느 누가 입추라고가을 왔다 하겠는가푹푹 찌는 이 더위에대책 없는 사람들아 코스모스 고운 꽃잎언제쯤 피어 나서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가을 소식 전하려나(26년 무더운 立秋 날 봉평에서)

아! 드디어 가을이 왔나 보다

강호 / 이 영 환 아! 드디어 가을이 왔나 보다 누런 빛으로 물들어 가는들판을 바라보는 농부의 벅찬 가슴에아! 드디어 가을이 왔나 보다 빨간 단풍잎은 아직 멀었지만잠 못 드는 밤성급한 귀두라미 소리에슬슬함이 녹아드는아! 드디어 가을이 왔나 보다 마음 한구석 텅 비어 울 엄마 생각에눈시울 찡해지는아! 드디어 가을이 왔나 보다 숨이 막힐 정도로긴 여름을힘겹게 달려왔는데아! 드디어 가을이 왔나 보다 아! 드디어 시원한 가을이 왔나 보다

아침 냇가에서

江湖 / 이영환 오늘도 새벽이 아침의 문을 두드린다. 민낯이 부끄러워 물빛 살짝 감추고 뽀얀 물안개 살며시내 뺨을 쓰다듬는다. 새색시 손길이이러했던가까마득한 울 엄마의손길이었던가 몽글몽글 몽환(夢幻)의환상이 유혹하는 절규(絶叫) 인가악마의 음흉(陰凶) 스러운 손길인가. 찌푸린 햇살만 스쳐가도금방 사라질 그 자태(姿態)서산에 걸린 내 석양빛 닮았구나. 이름 모를 새들은 아롱아롱 물안개 속에 몸을 감추고 아름다움을 노래하며짝을 찾는다. 넋 잃고 바라보는 노구(老軀)의 눈가에물안개 눈물되어뺨을 적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