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湖 / 이영환 새벽이 어둠을 살짝 밀어내면흐뭇하게 보이는 아스라한 두리봉 산 능선누렁이 몰고 오르던 그곳아! 여기가 바로 내 고향인 것을. 돌감나무 가지에 얼기설기 둥지 튼 까치먼 길 찻아온 손님 먼저 반기며깍 깍 맞이하든 곳아! 여기가 바로 내 고향인 것을. 여름이면 옷일랑 훌렁 벗어던지고서로 먼저 뛰어들어온몸에 뻘 칠하며 미역 감든 곳아! 여기가 바로 내고향인 것을. 아버지 쟁기 메고 밭 갈러 가실 때꼴망태 둘러맨 아이배고파 응석 부리던 그곳아! 여기가 바로 내고향인 것을. 내 나이 산수(傘壽) 지나늙은이 되고 보니막걸리 잔 부딫힐 친구 그리운아! 여기가 바로 내 고향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