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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는 고독연습, 고독준비를 해야한다

몽블랑무지개 2012. 2. 6. 09:25

노후에는 고독연습, 고독준비를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노후' 하면 먼저 돈을 생각한다. 돈만 모아두면, 연금만 확보되면 노후문제는 다 해결되는줄 알고있다. 그게 제일큰 함정이었다는 것은 살아보면 알게된다.

 

사람이 나이들면 먹는양도 줄고, 먼곳으로 여행하기도 힘들고 골프도 못한다. 돈을 써서 해결할수 있는일이 자꾸 줄어들기 때문에 종착역이 노인정이나 공원, 그리고 버스정유장 의자가 되는 것이다.

 

언론등 미디어가 취급하는 장수기사들은 단지 오래사는 얘기들로 가득차 있다. 생물학적으로 100살을 사는것과 어떻게 사는가 하는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존재' 하고 있는것과 '삶' 은 절대로 같은게 아니다. 하루종일, 매일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들은 거개가 팔십이 훨씬 지난 사람들이다. 정류장 의자가 현주소라면 그들은 단지 존재하고 있을뿐이다.

 

자기생활이 분명한 사람들이라면 거기 그렇게 나와 앉아있 을리가 없다. 그렇게 100살을 사는게 장수일까. 많이 배우지 못하고 평생 농사만 짓던 사람들이니 그들 탓만도 아니다.

 

도심의 공원에 가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디에 살고있든, 고독연습이 없었던 사람들의 처지는 마찬가지다. 고독(孤獨)은 혼자있을때 느끼는 외로움이다.

 

그리고 사람은 결국 누구나 '혼자' 가 된다. 고독해 지는것이다. 놀라운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독은 자기와 무관한줄 알고 산다는 점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것은 섭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이를 거스릴 수가 없다.

 

가장 가까운 혈육이나 부부라 해도 헤어지게 되는게 인생이다. 그게 누구라해도, 아무리 부인해 봐도 한 인간이 나이 들어 혼자가 되는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혼자가 된다는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부부사이와 가족 사이에서 가졌던 위치, 직함으로 대변되던 사회적 위치, 재산, 명예, 친구들과 가졌던 일체의 관계가 없어진 후 수순한 자기를 응시 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밖에 드나들면서 살표보면 거의 매일 단지앞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있는 여러명의 남녀노인들을 볼수있다. 매일 만나니 화제도 별로없고, 소주에 새우깡으로 버티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후줄근한, 남루한 모습에 생기가 사라진 눈, 굼뜬 동작은 분명 지금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아니다. 그들은 버스정류장 의자 밖에 마땅히 그 몸을 둘곳이 없는 대책없는 노인들이다.

 

준비가 없었기 때문이며 준비할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고독연습이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것을 배우고 여러가지 연습을 한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은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서나 연습을 한다. 홀인원에 열광하는 것은 그 작은공을 홀에 넣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렇게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연습은 그렇게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고독을 연습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연습-준비가 없으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부분을 비참하게 살수도 있기 때문이다.

 

겪어보지 않은일에 소홀한 건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경험자의 지혜를 들어야 한다. 고독연습은 대체물이 없다. 자기가 스스로 깨달아서 직접 준비하지 않으며 안되 는게 그 일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 라 인구10만명당 자살율은 26.1명이다. 그러나 65-69세 에서는 62.6명이고, 80-85세 에서는 무려 127.1명이 된다.

 

OECD 국가중 가장 높 은 자살율이며 이웃 일본보다 더 높은 노인자살율이다. 질병, 궁핍, 고독이 자살의 대표적인 원인들이며 남자 노인들의 경우가 더 심각 하다.

 

우선은 나도 결국은 혼자가 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준비없는 노후는 괴롭다. 그래서 고독도 연습과 준비가 필요하다. 고독연습은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고독연습은 가장 중요한 인생의 준비다. 평균연령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 준비는 더 철저히 해야한다. 은퇴후에도 20-30년을 더 사는 세상이 됐다. 그게 짧은 기간일까.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취업형태 와 정년의 개념도 크게 바뀔것이다. 노인정 출입을 안 하려면, 공원이나 버스정류장 의자에 앉아 세월을 보내지 않으려면 준비를 해야한다.

 

이 준비는 한번에, 돈만 가지고 해결할수 없다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 준비는 생활습관과 관계있으며 그것은 점진적인 것이다. 서둘러서 되는일도 아니다. 가장 딱한게 자식집에 얹혀사는 노인들이다.

 

자기가 마련한 자기공간이 없기때문이다. 크고작은것에 관계없이 인간은 자기공간이 있어야 한다. 우선 공간적으로 독립할수 있어야 시간적으로도 독립할수 있다.

 

지금 세상에 자식에게 얹혀사는것은 가족 모두에게 큰 고통이 된다. 그걸 피해야 한다. 오래사는것 보다 더 중요한게 건강하게 사는 일이다. 노인들의 70%이상이 지병이 있다.

 

지병은 오래된 병이고 잘 고쳐지지도 않는병들이다. 그건 자기몸을 매일 매일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게 많다. 유전적인 이유도 있지만 생활습관이 나빠 생긴게 대부분이다.

 

술, 담배가 나쁜건 다 알지만 그걸 손에서 놓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들어 고생한다. 야채 가 좋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소주에 삽결살을 절제하지 못한다.

 

걷는운동이 아무리 좋아도 자가용에서 내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일상 에서 실천하지 못한다는건 그 악습에 젖어있기 때문이다.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나쁜습관들이다.

 

그걸 고칠수 있어야 한다. 고독은 무료하면 더 고통스럽다. 무료(無聊)는 할일이 없어 심심하고 지루한 것이다. 무료는 정말 무서운 인생의 적이다. 자기공간이 있고, 건강하고, 돈이 있어도 무료하면 더 빨리늙고 망가진다.

 

무료는 사람을 지치게하고 소모케 한다. 모든 사람들은 현역에서 은퇴하면 매일매일 하던일-직업이 없어지기 때문에 할일이 없어지게 된다. 그럴때, 즉시 대체할수 있는 '자기일' 이 없으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사람을 못쓰게 만드 는게 무료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경우에 해당된다.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활기찬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고독연습-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믿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고독연습은 지혜와 관계가 있는 일이다. 준비가 없었다는 것은 어리석었다는 얘기다. 사람에 따라 그 취향은 천차만별이다. 고독연습의 방법도, 내용도 다를수밖에 없다.

 

우선, 지금은 노후를 위한 금융상품이 많기때문에 선택을 잘하고 꾸준히 준비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은 없는 세상이 됐다. 한가지 유의해야 하는점 은, 돈이 고독연습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돈은 단지 충분조건의 하나일 뿐이다. 더 중요한것은 다른것들이다. 이제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고독연습-준비에 대해 개괄적인 얘기를 해보자. 사람이 나이가 많아지면 움직이는 일이 어렵다.

 

인체에서 제일빨리 늙는게 다리다. 친구를 만나는 일도 뜸해지고, 관혼상제에 나갈일도 줄어든다. 결국 방에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더 진행되면 집안에만 있 게된다.

 

집안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 조건에 맞는 준비를 해야된다는 얘기다. 기준을 그렇게 잡을수밖에 없는것은 그게 움직 일수 없는, 주어진 현실이기 때문이다.

 

제일먼저 준비할게 '서재-書齋'다. 그게 노후생활에서 가장 이상적인 자기공간이다. 서재의 유무는 한 인간의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조건이 된다. 자기서재가 있는사람과 없는사람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된다.

 

서재는 남녀불문, 그렇게 중요한 공간이다. 다음이 오래동안 쓰게되는 '안락의자'다. 비싼 의자가 아니라 앉아봐서 편한것을 골라야 한다. 발품을 팔아서라 도 가장 편하고 견고한 의자를 골라내야한다.

 

그리고 값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대개 50-100만원사이면 된다. 그만큼 좋은 안락의자는 자기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다. 물론 실용적인 책상과 의자는 필수적이다.

 

크기에 관계없이, 서재라는 공간이 확보되고 앉아서 편한 안락의자가 준비됐다면 기초공사는 끝난셈이다. 이제는 이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만 채우면 된다.

 

서구인들이 은퇴를 기다리는게 이런 이유에서다. 자기것, 자기일을 방해받지않고 마음껏 할수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즐기는 인생을 사는것이다. 인류역사를 통해 대 표적인 소프트웨어는 언제나 변함없이 책이다.

 

서재라는 말 자체가 책을 모아두는 공간이라는 뜻이며 공부하는 방이라는 의미다. 세상에 독서보다 더 좋은 취미는 없다. 이미 독서를 즐기는 사람은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책을 손에드는 연습부터 철저하게 해 야한다.

 

책만 가까이 할수있다면 무료의 반은 정복한 셈이다. 다음이 음악, 음악은 영혼이 거니는 뜰이다.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유행가에서 평균율까지 우리가 접할수 있는 음악의 세계는 거의 무한하다.

 

컴퓨터에 Mnet 먼 연결해 놔도 음반사러 나갈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질감이 좋고 부드러운 헤드폰도 크게 도움이 된다. 장르별로 공부해 가면서 들을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음악을 멀리하는 사람은 그 영혼을 치료받아야 한다. 노년의 가장 무서운병, 치매를 확실하게 예방하는 방법중 하나가 악기를 배우는 것이다. 연습자체가 정말 엄청난 정신작업이다.

 

머리가 녹슬틈이 없어진다. 글을 쓰는것도 좋은방법의 하나다. '블로그' 를 개설, 글을 올려보면 알것이다. 영화에 열중해 보는것도, 서예, 미술도 무료를 이길수 있는 강력한 무기들이다.

 

그외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 에 대해 학문적으로 공부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중요한게 한가지 있다. 음식-요리를 할줄 알아야 한다. 남자는 요리하면 안된 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음식을 손수 만들어 식구들에게 서비스 해보라, 대우가 달라진다. 스스로도 얼마나 편한가. 언제든지 먹고싶은 것을 만들어 먹을수 있다는것은 아주 큰 즐거움이다.

 

지금은 요리책 천국이니 걱정할게 하나도 없다. 서재에 컴퓨터가 없다면 현 실과 단절된 정글에 사는것이나 마찬가지다. 인터넷 구매와 인터넷 뱅킹을 일상적으로 할수있는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

 

개인 이 메일은 더 말할것도 없다. 현재 70세 이상 노인들의 경우 컴퓨터 인구는 7% 수준이다. 물리적으로는 고독해도 컴퓨터에 접속돼 있으면 모든 네티즌과는 이웃이다.

 

전세계의 모든 사이트들과 연결될수 있는게 컴퓨터다. 정보화 시대를 사는 가장 기본적인 창구가 컴퓨터임은 두 말 할것도 없다. 사람이 젊게 산다는것은 육체가 젊어서가 아니다.

 

애늙은이도 얼마든지 있다. 정신이 젊게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철학이 분명해야한다. 나는 이래서 이렇게 살겠다는 주장이 곧 철학이다. 그 위가 종교다. 제대로된 종교를 만나기는 절대로 쉽지가 않다.

지금 우리주변의 종교들은 본궤도에서 크게 이탈한, '변질된 종교' 들이다. 그만큼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혼자일때 강한사람이 정말 강한 사람이다.

 

모두가 떠나고 혼자되었을때, 어떤 인간으로 남을것인가는 준비하기에 달린 문제다. 그리고 기회는 누구에게나 평등 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고독연습을 시작해야 한다.